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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쉼표, 긴 여운 1박2일 울산여행~
  • 변연희 기자
  • 업데이트2024-11-20 08:30:09
 

차창너머로 보이는 바깥풍경만 감상해도 행복해지는 계절이다.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산과딥 블루의 강, 높고 푸른하늘...
이 가을엔 보여지는 곳 모두가 한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울산 12일 팸투어를 다녀왔다.
 
가을정취를 만끽하고
오롯이 자연이 주는 선물을 누렸던 울산에서의 시간들을 함께 나눈다
 
 
□ 작은 쉼표, 긴 울림이 있는 슬도 사운드워킹
 


울산 동구 방어진항에 위치한 슬도는 '거문고 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거센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슬도의 파도 소리는 울산 동구가 선정한 '소리 9' 중 하나다. 슬도에서 들을 수 있는 파도 소리, 이른바 '슬도명파'와 어우러진 갈매기 울음소리 또한 '방어진 12' 중 하나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슬도 일대와 대왕암공원을 배경으로 한 ‘EAST 울산 해파랑길 사운드워킹프로그램을 따라가봤다.
 

제공된 마이크와 헤드폰을 착용하고 슬도의 파도 소리, 갈매기 소리, 해녀의 물질 소리, 바람소리 등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도시에서의 자동차 경적소리, 수많은 군중들의 아우성,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소리 등 시끄러운 소음에 젖어 있다가, 오롯이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은 매우 특별한 힐링타임이 될 것이다.
 

익숙함에 가려져 소중함을 잊었던 것 같아 자연이 내게 준 선물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었다.
 

제주에 이어 육지에서는 처음 운영하는 이색적 프로그램인 사운드워킹은 슬도에서 시작해 대왕암공원, 노애개안(해변언덕), 과개안(몽돌해변), 대왕암을 거쳐 일산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5km 3시간 코스다.
 

울산 슬도에서 경험한 소중한 체험은 가을 울산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로 추천한다.
혼자라도 걱정없다.
사운드워커(해파랑길 길동무)가 있으니 말이다.
 
참가 신청
동구 문화관광축제 누리집(www.donggu.ulsan.kr/tour)
 
 



 
□ 문화생활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묘미
예술과 인공지능(Art & Artificial Intelligence)
 

11월  14일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예술과 인공지능 특별전' 개막식에서 안승대 울산시 행정부시장, 채홍기 울산시립미술관장, 김봉석 울산미술협회 회장, 지역 원로작가 및 참여 작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래 첨단 산업도시 울산에 걸맞게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과 융합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 예술과 인공지능 특별전에 가봤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테크노 산업과 상품이 대거 등장해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이던 예술도 예외 없이 인공지능의 도전을 받게 된 현 상황에서 과연 인공지능은 예술의 영역에 있어 어디까지를 창작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점을 두고 관람하면 좋을 것이다.

 

-1부 인공지능 세렌디피티(AI Serendipity)’
-2'입력과 출력 사이'
-3'얽힌 실타래를 풀며'
-4부유하는 예술

4부로 나눠 예술에 있어 인공지능의 지위와 역할을 어떻게 부여할지에 관한 심도있는 비판적 철학이 요구되는 관점으로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울산시립미술관
www.ulsan.go.kr/uam
T. 052 211 3800
 
- 20241114()부터 2025216()까지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212전시실에서 열린다.
 
 

 
□ 미술관 옆 가학루
 

가학루는 울산동헌의 고각루로 유사시 긴급 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하였다.
문헌자료에 의하면 이 가학루가 1847년에 무너질 위험이 있어 1859년 도호부사 이충익이 다시 중건하였으며,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소실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가학루는 옛 모습과 달라 원형에 대한 복원 필요성이 대두되어 201712월에 복원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은하수길
 

울산의 대표 관광명소인 태화강 국가정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만발한 꽃 잔치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가을~
국화축제 코스모스 핑크뮬리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십리대숲을 가봤다.
특히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은하수길을 추천한다.

 

'십리대숲이란 명칭은 대숲이 구 삼호교(三湖橋)에서 태화루(太和樓) 아래 용금소까지 10[4]에 걸쳐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중 은하수길은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빔과 컬러풀한 전구로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 같이 반짝반짝 빛나 낮과는 전혀 다른 멋진 세상을 연출한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의 포토스팟으로, 울산의 핫플, 야경명소로 손꼽히는 태화강 십리대숲은 울산 시민이 사랑하는 도심 속 쉼터다.
대숲 가운데 산책로가 있고 옆에는 맨발걷기 코스도 마련돼 있어 대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타임머신 타고 추억속으로~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과거 고래잡이로 생계를 영위하고 장생포가 부귀영화를 누리던 때, 이른바 고래 포획, 포경이 가능했던 시절 장생포 옛 마을의 모습을 당시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연출해 낸 테마가 있는 마을이다.
 

1970~1980년대에는 고래잡이가 전성기를 누리던 때였다.
당시 장생포에 20여척의 포경선이 수시로 드나들었고 1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우스갯말로 지나가던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번성하고 부귀영화를 누렸다.
이후 무분별한 포경으로 포획량이 줄었고 1986년 상업 포경을 금지하면서 마을은 급격히 쇠퇴했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갈 때쯤 울산시는 장생포 일대를 고래문화특구로 지정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다.
국내 유일무이한 고래테마 관광지가 탄생하면서 장생포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장생포 옛 마을로 가면 잊혀졌던 옛 추억을 아련히 되새겨 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곳은 호황을 누리던 시절을 재현한 고래문화마을이다.
 

버스 정류장에 적힌 장생포세 글자가 시간여행의 출발을 알리며 골목길 담벼락에 붙어있는 옛 포스터, 벽보, ‘우량아 선발대회라 써 붙인 사진이 웃음을 자아낸다.
 

다방에는 키 큰 남자와 팔짱을 낀 여자가 마주 보고 앉아 있고 복고풍 인테리어와 촌스러운 소파, 못난이 삼형제 인형이 기억 너머에 오랫동안 묻혀 있던 추억을 하나 둘씩 불러낸다.
 

볼거리 뿐만아니라 먹을거리도 체험거리도 많아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줄 것이다.
 

울산에서=변연희기자